마른 풀이 젖은 풀을 태운다
2024/03/25
말라비틀어진 풀이 젖은 풀을 태운다, 내가 좋아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세계 속담 대회가 열린다면 우승은 아프리카 속담이 따놓은 당상이라 자신한다). 이 말을 살짝 비틀면 잡풀이 숲을 태울 수 있다는 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속담을 꼬마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 그 유명한 팔레스타인 길거리 쌈마이 혈투를 떠올렸을 것이고, 전라도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째깐한 고추가 아따아 ~ 맵소이잉 !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도 마찬가지다. 화(火)끈하다는 통나무 땔감이 보기에는 좋아도 그것을 태우기 위해서는 말라비틀어진 것 - 들의 불타는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한다. 무섭게 타오르는 화력은 째깐한 불쏘시개(검불, 곁불)의 힘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통나무 땔감에게 농담 삼아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은 째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