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우울적 자리, 그리고 나

이난희.여성사회연구
이난희.여성사회연구 · 작가, 번역가,연구자
2024/04/07
어머니, 우울적 자리, 그리고 나 

나는 어린 시절, 아니 신체적으로는 성장하여 성인이 된 대학 1, 2학년 때까지도 어머니에 대한 갈망과 애착이 있었다. 나에게는 충분히 좋은 어머니, 따뜻하게 나를 돌봐주는 어머니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런 어머니는 나에게 나타나지 않았다. 나, 아마도 나의 어린 자아는 내 곁에 있지 않은 혹은 ‘병들거나 파괴된’ 어머니를 재건하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좋은 어머니는 내가 간절히 필요로 할 때,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다. 나의 어린 자아는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대상, 어머니가 파괴되었다고, 아마도 내가 잘못 했기 때문에 파괴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나 자신을 나쁜 딸, 못된, 소리 없는 살인자로 여기는 우울적 박해불안 겪었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우울증은 우울적 자리로 퇴행하면 생긴다. 나는 이런 정신적 퇴행을 경험하였다. 나는 마치 다시 아기가 된 것 같았다. 나는 혼자 있을 때, 귀엽지만 무력한 아기가 되는 듯한 퇴행적 마음과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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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커피 한잔, 여성신학 한스푼,”“방구석 여행가들의 일상 이야기가 궁금하니?(공저)” 등의 책을 썼습니다. “기독교는 식사에서 시작되었다(공역),” “뚱뚱한 예수(공역)” 등을 번역했습니다.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즈’에 비정기로 글을 기고합니다. 여성신학 박사로 강의를 했고, 여성, 사회,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한글 및 영어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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