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 아이, 살빼는 주사 맞아도 될까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4/11
Pixabay - Pixellicious
미국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10년 차

살 빼는 약이 현실이 된 2024년입니다. 이미 2017년에 한국에서 삭센다라는 약이 승인되면서 다이어트 약 열풍을 이끌었죠. 다만 삭센다는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제라서 불편함이 있었는데요, 그러다 2021년에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다시 한번 비만약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많은 유명인들도 위고비를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만 의학적으로 살을 뺄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약을 구하려 하는 게 우려스러운 부분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비만을 벗어날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는 비만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만은 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간경화와 간암을 일으키는 비알코올성 지방간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소아비만은 위와 같은 합병증이 훨씬 더 일찍 일어날 뿐 아니라, 어른이 되기 전에 시작하는 합병증도 있습니다. 제가 제일 흔히 보는 것 순서대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1. 우울증 - 청소년 시기는 특히 또래와 어울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인데, 비만일 경우 따돌림을 당할 위험이 높아지고, 자존감도 낮아집니다.  
2. 수면무호흡증 - 원래 비만은 상기도 공기 이동의 저항을 높여 무호흡증을 악화시키지만, 많은 어린이들은 편도선까지 크기 때문에 더욱 수면무호흡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코골이가 시끄러운 게 아니라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학업에 영향을 주며, 피로로 인한 우울감이나 과다활동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3. 대퇴골 골단 분리증 (Slipped Capital Femoral Epiphysis, SCFE)이 생길 수 있습니다. 10-16세 사이에서 제일 흔한 질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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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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