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널 잊을까”…가해자 처벌에 학폭 피해자 보호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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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
학교폭력 예방·대책·처벌까지 가해자 위주…피해학생 전담기관 149곳 불과
학폭 피해자 전담 기숙학교 해맑음센터 1곳, 노후화 등 시·도교육청 지원 미흡
▲ 국내 학교폭력 피해자 치유 관련 시설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순실 아들 사태와 더 클로리로 학교폭력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유일 피해자 전문 치유 기관 '해맑음센터' 전경. ⓒ르데스크
“나도 언젠가는 너의 이름을 잊고 너의 얼굴을 잊고 어디선가 널 다시 만났을 때 누구더라? 제발, 너를 기억조차 못 하길”
 
드라마 더글로리에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입은 문동은과 학폭 피해자들의 바라는 소원이다. 한번 패인 학폭의 흉터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에 피해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보듬어줄 치유시설과 프로그램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와 사회는 학폭 가해자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피해자에겐 무관심하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피해자를 위해 전문가 심리상담과 조언, 보호조치,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등 조치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매뉴얼은 전무하다. 피해자를 위한 보호·치유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치되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예방·대책·처벌까지 ‘가해자’ 위주
 
이기현(24·가명)씨는 고등학교 때 학폭에 시달렸다. 물리적 폭력은 없었지만 자존감을 갉아먹는 언어폭력과 은연중 깔린 조롱과 멸시, 따돌림을 받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유는 없다. 단지 키가 작고 왜소하고 순하다는 이유로 또래집단에게 얕잡아 보인 게 이유라면 이유다.
 
학교폭력을 당하기 전 이 씨는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었다. 전교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고, 가고 싶은 대학과 꿈을 위해 학업에 열중했던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다. 학폭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졸업 후에는 대학 대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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