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범죄 생존자는 어떻게 복수하는가

백승권
백승권 인증된 계정 · Writer & Copywriter
2023/10/03
심판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이다. 고통은 예측할 수도 짐작할 수도 가늠할 수도 없다. 종류를 나열하는 것은 (어떤 기여도, 영향도 될 수 없는) 소모의 연장일 뿐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이유를 탐색한다. 고통의 합리적 근거를 추론하느라 바쁘다. 독일 여자가 왜 이민자 남자와 결혼해서 일을 당했나. 같이 죽은 아이는 무슨 죄인가. 저 여자의 선택이 가족을 몰살한 거야. 쯧쯧 딱하게 되었네. 너는 이민자와 어울리지 마. 공격하는 사람이 나쁘지만 빌미를 제공해서도 안돼. 부주의한 거야. 독일 한 건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하고 현장에 있던 남자와 아이가 사망한다. 카티아(다이앤 크루거)의 남편(너맨 아카)과 아들(라파엘 산타나)이었다.

증언과 증거, 용의자들, 파렴치한 변호가 오가는 재판을 거듭하며 테러의 배경에 나치 추종집단이 있다는 게 밝혀진다. 이민자 혐오 범죄. 카티야는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로 깨어 있는 내내 눈물을 쏟는다. 약을 들이켜고 자살 시도를 한다. 하지만 이대로 어떤 의혹도 해소하지 못한 채 끝낼 수 없었다. 젊고 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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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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