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엄마로 살고 싶다면 - 김유담 외, <돌봄과 작업 2>, 돌고래 출판사
2023/10/11
두 아이 엄마로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돌봄과 작업’은 늘 관심있는 주제다. 돌고래 출판사의 <돌봄과 작업 1> 책이 참 좋아서 주변에 많이 권했더랬다. 비슷한 콘셉트로 책을 기획하시는 출판사 대표님께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을 드리기도 했다. 얼마 전 출간된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를 읽고, 번역자와 함께하는 두 번의 줌미팅에도 참여했다. 어느새 돌고래 출판사의 팬이 되었다.
<돌봄과 작업 1, 2>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돌고래 출판사의 김희진 대표의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가히 기획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책. 워킹맘의 고충 정도로 축소되었던 일과 양육의 의미를 ‘돌봄과 작업’으로 명명해 내고 선점하고 이슈화시킨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어디서 어떻게 이런 필자들을 다 한 자리에 모았는지도 놀랍다. 알고 보니 민음사와 반비를 거친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편집자더라. 역시 싶었다. 편집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는지, 그리고 각 필자들의 글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서 양육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언어는 지나치게 명료하고 단호하고 해맑고 건전하고 평가적이다. 이런 언어를 훨씬 더 복잡하고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 가치판단의 언어가 아니라 관찰과 숙고의 언어로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김희진, 돌봄과 작업 2, 17-18쪽)
김희진 대표가 <돌봄과 작업 1> 소개 자료에 쓴 문장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집단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한계와 욕망을 가진 개인으로 분투하며 살아가는 복잡다단한 현실을 조명하겠다는 포부가 마음에 들었다. 이것은 그 자신이 일하는 엄마로서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고민과 성찰 끝에 나온 것일 테고. 아이를 사랑하지만 전부가 아닌, 사랑하나 때로는 도망치고 싶은, 함께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