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6 구역 -선택지 윤주은

이윤희 시인
이윤희 시인 · 시민강사/ 시인
2024/06/06
113-6 구역
-선택지
    윤주은

토끼들이 깡총깡총
큰 숫자 높은 숫자 옮겨가며 배를 불리는 사이
아파트에서 다세대주택으로
다시 허름한 단독 주택으로 역행할 때도
선택지는 없었다

뒷배 좋은 고객에겐 넉넉한 한도에 낮은 이율로
빚을 권하는 사회지만
불안한 중소 하청업체 말단 직원에겐
빡빡한 한도에 높은 이율로 멱살을 잡았다

양은 냄비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응원가처럼 경쾌했고
벽지에 스며드는 물기는 추상화처럼 심오했다

가까운 재래시장, 검소한 관리비, 쑥쑥 크는 탓밭의
채소들
다정한 이웃들 덕에
낮은 곳을 바라보며 흐르는 물처럼 살라는 말을 숭배했다

역세권에 새로 들어선다는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대로 보상가는 공시지가로
그마저 정확한 금액이 고지되지 않았으므로
졸업 앞둔 막내아들 자리 잡으면 입주권이 가능할까
제산이 안 되는 사이 들이닥친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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