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가 만난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박산호
박산호 인증된 계정 · 번역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2023/07/25
본인 제공


심에스더 성교육 전문가를 만나다 
   
   
   
목까지 내려오는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 머리, 그보다 더 환한 미소, 가늘고 흰 손가락마다 낀 여러 개의 반지와 귀걸이. 그 모든 걸 압도하는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로 넘치는 심에스더를 만나봤습니다. “성 교육” 하면 떠오르는 고정 관념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멋지고 시원하고 통쾌한 에스더와 3시간이 넘게 다양한 주제로 성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박-어떻게 성교육 강의를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심-저와 성의 만남은 굉장히 일찍 시작됐습니다. 7살 때 유치원에서 친구가 저에게 웃기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어요. 지금 떠올려 보면 춘향과 사또에 대한 일종의 음담패설이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다 해줬고. 그 후에도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서 찾아 다녔습니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그때까지 들었던 몸과 성에 관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나서 그들이 놀라거나 부끄러워하는 반응을 보는 게 즐거웠어요.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성 영재인 셈이죠. 
   
   
박-정말 성 영재였네요! 하하하.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성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어하고 찾아다녔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운데요. 보통의 경우 성에 관한 이야기는 쉬쉬하거나 못 하게 하는 억압적인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에스더님의 집안 분위기는 어땠나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나요?
   
   
심-전혀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은 굉장히 엄격하셨고, 제가 성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셨어요. 다만 제 위로 6살 위인 오빠가 있는데. 오빠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서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그런 정도였죠. 그리고 성에 관한 우리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상관없이 이미 사회에 성적인 분위기나 암시가 만연화되어 있다는 걸 상당히 일찍 깨달았습니다. 
   
   
박-성적인 분위기가 만...
박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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