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석 감독 인터뷰] 온전한 이중성, 디아스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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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사막의 풍경을 표현할 때 빠지지 않는, 바람에 굴러다니는 먼지 같은 물체가 있지요. 이것의 정체는 회전초라는 식물입니다. 말 그대로 사막을 데굴데굴 구르다 비가 오면 빠르게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물이 부족하면 바싹 말라 뿌리를 끊고 다시 굴러다닙니다.

회전초의 뿌리 없는 삶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청난 생존 능력을 자랑합니다. 생각해 보면 인류의 역사도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보다 회전초에 가깝습니다. 인류는 늘 더 나은 삶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디아스포라’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자리를 잡고 만들어진 세계는 이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뿌리를 끊고, 다시 찾고, 또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삶의 면면을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몰아내거나, 방관하거나, 착취합니다.

전후석 감독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디아스포라입니다. 그의 영화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다채로운 삶을 담아냅니다. 11월 8일, 전후석 감독을 온라인으로 만나 디아스포라와 정치를 화두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줌 인터뷰를 진행 중인 전후석 감독 ⓒ애증의 정치클럽

전후석(조셉 전)
  • UC샌디에이고, 시라큐스 법대 졸업
  • 뉴욕주 변호사
  • 다큐멘터리 감독

쿠바 혁명의 주역이었던 한인 3세 ‘헤로니모 임’을 다룬 <헤로니모>(2019)
미국 연방 하원 선거에 도전하는 한인 5명을 다룬 <초선>(2022) 제작


국경을 넘어선 정체성


감독님의 삶에서 정체성이라는 키워드는 어떻게 떠올랐나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이중 국적자였는데, 미국에 살기로 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을 때 유승준 병역기피 사건*이 터졌어요. 그 사건이 전 국민적인 질타를 받는 걸 보면서 저도 이입이 됐죠. 미국에 가면 나는 어떤 한인으로 살아야 하는지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재미 한인 정체성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세계 여러 나라를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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