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의 룸펜은 만주에서 취직할 수 있을까 - 현경준의 <유맹>
2023/11/30
만주에서 취직한 식민지의 룸펜 - 현경준의 <유맹>
현경준은 1941년의『돌아오는 인생』에서는 규선이를 포함한 특수부락의 인물들을 “모두 훌륭히 소생”하는 것으로 그린다. 하지만 2년이 지난 1943년『마음의 금선』에 오면 원래 『인문평론』, 『싹트는 대지』에 실린 『유맹』에서와 같이 끝까지 “소생”하지 못하는 규선을 그린다. 하지만 소설의 서문에서는 소설의 내용과 관계없이 현재는 “모도다 훌륭히 소생”하여 “국가의 구성분자의 의무”를 “충분히 다하고 있다”고 적는다. 상술한 몇 가지 점으로부터 우리는 현경준이 “신생”을 그리면서도 그에 대한 의구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분열되고 모순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현경준은 그의 분열된 내면과는 관계없이, 김남천의 “인물의 성격이나 성품이 단시일(短時日)에 개조(改造)된다는 생각”때문에 실패했다는 평가와도 관계없이 특수부락의 “신생”의 훌륭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이런 보고가 가능했던 것은 “새로운 싹”을 위해, “부락민의 소생”을 위해 “한 알의 보리”가 되어 “훌륭히 썩”겠다는 특수부락의 보도소소장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편중독자였던 명우는 “훌륭히 소생”하여 이 부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