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도단 엔버 논란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3/12/04
언어도단. 심오하고 미묘해서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는 불교 용어이지만, 요샌 다르게 쓰인다. 포스트모던, 진실의 객관성은 무너졌고 부분적 '팩트'가 남았다. 언어는 대상을 완벽하게 포착하지 못한다. 언어의 한계이자, 강점이다. 주관적 해석은 상상력의 원천이다. 다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어이없으면, 언어도단이다. 묵직한 단어라 조심히 써야 한다. 어떻게 반응해도 호들갑스럽지 않을 정도로 기이한 상황은 한국 기준 '아무 때나'에 해당하지만, 특히 '이상한' 팩트가 유행해 논의가 공회전할 때 쓰면 좋다. 예를 들어 엔젤릭 버스터 논란은 언어도단이다. 

나는 오랜 메이플 유저고, 오타쿠다. 구체적으론 '무자본 엔드 콘텐츠'라 불리는 '검마'가 가능한 스펙이고, 지금까지 본 TVA는 200편이 넘는다. 물론 20대 남자다. 이런 논란엔 보통 '자격'이 중요하니 굳이 자기소개를 한다. '객관적으로' 나에겐 발언권이 있다. 그러니 말한다. 엔버 논란은 억지다.애니메이션은 움직임의 예술이다. 멈춘 순간보다 움직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영상은 멈춰 있는 장면조차 재생되고 있는데, 하물며 춤을 추는 격렬한 장면이라면 어떨까. "동작과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움직임을 "하나하나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스튜디오 뿌리의 1차 '사과문'은 지당하다. 당장 실험해 보라. 작화가 아무리 뛰어나도, 정지 버튼을 누르면 매번 '작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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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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