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규
최민규 인증된 계정 ·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경기이다"
2023/03/11
결과가 놀랍지는 않았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4-13으로 졌다. 
   
대표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였을까. 고액 연봉 프로선수에게 3월 국제대회 참가는 정규시즌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다. 보상은 적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개별 선수 마음가짐은 타인이 쉽게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투수의 구속’이라는 기준에선 대표팀은 준비를 하고 WBC 본선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투수들의 지난해 KBO리그 직구 평균 구속을 이번 WBC 호주, 일본전 기록과 비교했다. 등판한 투수 14명 중 11명이 WBC 구속이 더 빨랐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사용하는 시스템 측정값이 WBC 장비보다 다소 낮게 나온다는 점을 계산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정규시즌 수준은 됐다. 
   
그럼에도 졌다. 한국 투수의 공은 일본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고, 일본 투수는 더 빠르고 정확한 공을 던졌을 뿐이다. 그래서 3월 10일 경기 결과를 ‘참패’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실력만큼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날 도쿄돔 마운드에 등판한 일본 투수 다섯 명의 패스트볼 구속 평균은 시속 151.9km. 한국은 시속 147.8km였다. 이 시속 4.1km 차이가 양국 프로야구 실력 차이다. SBS 중계에서 해설을 맡은 강타자 출신 이대호 위원은 “시속 150km가 넘는 공에 익숙한 일본 타자들이 시속 147~148km 공을 쉽게 쳐내고 있다”고 평했다.
서로 다른 리그의 기량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마땅치 않다. 홈런이나 타율, 평균자책점 등 기록은 리그 간 비교에는 쓸모가 없다. 리그 수준이 아니라 리그 내 투타 균형이 어떤지를 보여줄 뿐이다. 투수의 볼넷이나 삼진은 제구력과 구위를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하지만 타자의 수준과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 딱 하나 지표를 고르라면 투수의 패스트볼 구속이다. 구...
최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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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학회 이사. 주간지 <스포츠2.0>과 스포츠신문 <굿데이>, <일간스포츠> 등에서 주로 야구, 잠깐 정치 취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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