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뜨거워지는 유라시아 내륙, 말라가는 담수호

이동민
이동민 인증된 계정 · 문명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입니다.
2023/05/25
2019~20년 발매된 유명 비디오 게임 <메트로: 엑소더스>에는 꽤나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합니다. 핵전쟁으로 인류 문명과 사회가 붕괴된 이후 이후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러시아 소설가 드미트리 글루홉스키의 소설 <메트로> 시리즈를 게임화한 이 작품은, 모스크바 지하철을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호수에 대한 묘사입니다. 게임 중반부에서 주인공 일행이 잠시 머무르는 카스피해는 물이 대부분 말라 버린 사막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곳의 석유자원을 독점하며 횡포를 일삼는 악당, 그리고 방사능으로 변이된 괴물의 존재와 더불어 말이지요. 그리고 온갖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 일행이 평화롭게 정착하는 장소는, 바로 핵전쟁의 피해를 비껴간, 그리고 맑은 물이 넘실대는 바이칼호입니다.
비디오 게임 <메트로: 엑소더스>에 묘사된 핵전쟁 이후의 카스피해는, 물이 대부분 말라버린 황량한 사막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에서 주인공 일행이 천신만고 끝에 찾은 새 보금자리는, 핵전쟁의 피해를 비껴간 데다 깨끗한 물이 가득한 바이칼호입니다.
  사막처럼 변해버린 바이칼호, 그리고 그곳에서 석유를 독점하며 마치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의 악당들처럼 현지 주민을 노예처럼 부리는 악당들과 방사능 탓에 생겨난 괴물의 모습은 말할 필요도 없이 비디오 게임 속에 재현된 허구입니다.
   그런데 게임 속 악당이나 괴물은 글자 그대로 허구의 산물일 뿐이라지만, 사막처럼 말라버린 카스피해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방사능으로 변이한 괴물처럼 치부할 성질의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이미 아랄해는 물이 대부분 말라 버려, 과거에 호수였던 곳의 대부분이 <메트로: 엑소더스>에 묘사된 카스피해처럼 변해 버렸죠.
20세기 중후반 이후 아랄해의 면적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2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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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발밑의 세계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 저자. Journal of Geography(SSCI) 편집위원. YTN2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 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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