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잠깐 방을 나가주시죠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4/22
출처: Pixabay - Willgard
미국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13년 차

이젠 "어린이"라고 부르기 어색하죠. 13살 정도가 됐으면 당당히 "청소년"이란 명함을 달 준비가 되었다고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청소년"이 정확히 뭘까요?

좀 조사해 보니, 기준이 다 제각각입니다. 통상적으로 영미권에서는 청소년을 "Teenager"라고 부르는데, 그래서 나이 기준을 흔히 thirteen부터 nineteen까지로 생각합니다. 제가 자주 보는 소아과 교과서에선 범위가 훨씬 더 넓은데요, 10-21세를 청소년기로 보고, 청소년기를 3가지 단계로 나누어 봅니다 (10-13세는 초기 청소년기, 14세-17세는 중기 청소년기, 18세-21세는 후기 청소년기). 그래서 제가 있는 병원의 소아과에서는 21살까지 환자를 보다가, 그다음 해부터 내과나 가정의학과로 전과를 하지요. 

한국은 어떨까요? 청소년 기본법에는 청소년을 9세 이상, 24세 이하로 정의하는데 범위가 상당히 넓죠. 9세부터 규율을 따르고 수련생활을 할 수 있어서 그렇고, 24세에 신체적 성장이 완전히 끝나고, 국제적으로 국회위원이 될 수 있는 상한선 나이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1,2]. 의학계에서는 10세에서 19세를 청소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3].

미국 소아과에서 그동안 보던 아이가 청소년 나이가 되면, 새로운 대접을 해주기 시작합니다. 진료 도중 부모님께 양해를 구해 진료실 밖으로 잠깐 나가 계시라고 부탁을 하고, 환자와 1대 1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인데요. 환자가 부모와 같이 나누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을 진행하기 전에 모든 내용은 비밀이 보장된다고 말을 해주죠. 이때 진행하는 상담을 "HEADSS exam"이라고 하는데요, 청소년 환자에게 꼭 물어봐야 하는 내용의 첫 자를 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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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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