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미스터리

김민하
김민하 인증된 계정 · 정치병연구소장
2023/02/26
주말 동안 ChatGPT를 핑계로 심리철학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일이 많아 잘 안 되었다. 조만간 다시 하기로 하고, 주말엔 정치 얘기는 자제하려고 했으나 우리 연구소 입장에선 워낙 황당한 사건이어서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을 맡기로 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 정순신씨가 사의를 표명하고 대통령이 임명 취소를 한 이 상황은 모든 면에서 황당하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평소 “검사는 다 뇌물 받고 하는 직업이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고 했다는 걸 보면 정순신 변호사가 검사의 직무와 사법에 대해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 뇌물을 받았거나 판사와의 친분을 수단으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낸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모든 일을 ‘도구적’으로 사고하는 성향이 강했고, 그러한 바탕에서 가정에서 한 말이나 표현이 아들의 세계관 형성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아들의 학교 폭력에 대응한 방식을 보면 이 의심이 맞다는 강한 확신이 든다. 학폭위 대응에서부터 검사 출신 다운 행태로 일관했다. 이후에도 전학 처분에 대한 불복, 재심 청구, 행정소송, 봉사활동과 출석정지 일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 판사 출신 동기 변호사 선임, 그런데도 패소… 그런데? 명문대 입학엔 성공.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이런 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의 적임자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이 사안은 당시 언론 보도도 됐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직접적으로 이름이 거론된 건 아니지만 법조계 특히 검찰 내부에선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고 한다. 이런 인사가 사전 검증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이유는 뭐고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당장 경찰청장 책임론이 불거진다. 지원자 중 절차를 거쳐 최종후보 3명을 추리고 그 중 1명을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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