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의 고고인류학 46편 - 마젤란 항해로 유럽에 알려진 향신료, 육두구와 정향

알렉세이 정
알렉세이 정 ·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연구교수
2024/04/27
후추 외에 유럽에서 중요한 향신료는 육두구(Nutmeg)와 정향(Clove)이다. 육두구는 열매 속에 든 흑갈색 씨앗 부분을 갈아서 만든 것으로 정향이나 후추에 비해서 향이 자극적이지 않지만 묘하게 고급스런 향미가 있다. 생강, 후추, 박하가 섞인 듯하면서 달면서 톡 쏘는 듯한 향이 나기 때문에 누린내나 비린내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향신료다. 육두구는 햄버거나 소세지 같은 다진 고기를 이용한 요리에 사용하면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하고 향을 더할 수 있으며 달걀 요리에 조금 넣으면 달걀 비린내가 없어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육류 요리와 더불어 계피, 생강 등과 같이 제과용 향신료로 쓰이기도 한다. 게다가 기억력을 좋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효능이 있어 설사를 멈추게 하고, 소화를 돕는 신비한 향신료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금은 옛날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여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아직도 가루로 가공되기 직전인 육두구 열매는 굉장히 비싸다.
육두구, 출처 : 브레이크뉴스 정길선 칼럼리스트

한편 정향은 향기가 좋을 뿐 아니라, 향료 가운데 부패방지와 살균력이 굉장히 좋다. 정향은 고대부터 대표적인 묘약의 하나였다. B.C 3세기 후한(後漢)의 『한관의(漢官儀)』라는 책에 의하면 정향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데, 궁중 관리들이 황제를 알현할 때 입 냄새를 없애기 위해 이것을 입에 품었으며, 이것을 '계설향'이라고 불렀다. 중세 아라비아에서는 이것을 먹으면 불로장생하고 백발을 막는다고 생각했다. 정향은 우리나라에서도 귀한 약재로써 오래전부터 알약이나 가루약, 달임약 등 다양하게 이용되는데, 『동의보감』에도 그 처방이 나와 있다. 비위가 허하고 배가 차고 아프며 게우거나 설사하고 입맛이 없을 때, 딸꾹질, 소화장애, 무릎과 허리가 시리고 아픈 곳, 특히 회충증 등에 사용된다. 중국 요리 중에는 기름기가 적은 돼지고기 부위에 향신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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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역사학자 고고학자, 인류학자. 역사, 고고, 인류학적으로 다양하게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역사,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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