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변인실의 과잉충성

김민하
김민하 인증된 계정 · 정치병연구소장
2023/02/15
용산 대통령실에는 장기간 대변인이 없었다. 조선일보 출신인 강인선씨가 초기에 대변인을 맡았으나 해외홍보비서관이라는 자리로 밀려났다. 여의도 인근과 기자 사회엔 이런 저런 소문이 돌았다. 대통령이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제가 강인선씨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강인선씨가 대변인 하던 시기 용산의 홍보라인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잘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후 장기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대변인의 역할을 한 것은 부대변인을 맡은 동아일보 출신 이재명씨였다. MBC가 잘못된 10가지 이유인가 하는 문서를 만들어 배포한 것도 그였다. 그 정도 활약(?)이면 대변인으로 승진시켜주는 게 맞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풍문이 돌았다. 이름이 '이재명'인 게 문제가 된 거 아닌가? 기사에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이라는 대목을 오해해 언론사로 항의 전화를 했다는 사례도 보도되었다. 지금 대통령은 윤석열인데 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하느냐는 항의였다고 한다. '이재명(사람 이름) / 대통령실 부대변인(직함)'을 '이재명 대통령 / 실 / 부대변인'으로 잘못 읽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은 그냥 해프닝인거고 '이재명'도 동명이인으로서의 이름일 뿐이므로 그런 이유로 대변인 직무를 맡기지 않는다는 것은 괴이한 일이다. 그래서 그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겠지 했다. 그러나 '이재명'의 활약 덕에 대변인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인지 대변인의 후임 인선은 계속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이재명 부대변인'이 잘 알 수 없는 이유로(기자단에 비공개를 전제로 공지한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일정이 유출된 도의적 책임을 졌다고 하는데, 전혀 납득되지 않는 얘기다) 물러난 이후에야 후임 대변인 인선이 시작되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동안 용산의 '실질적 대변인'은 이재명씨가 맞았던 모양이다.

신임 대변인이 된 이도운씨는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서울신문 출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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