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많이 벌어도 계속 부족해진다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12/05
돈은 많이 벌어도 계속 부족해진다. 대개 우리는 현재 소비수준에서 돈을 더 많이 벌었을 때의 여유를 생각하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그만큼의 소비수준이 형성된다. 사실, 어지간해서는 우리에게 완전한 여유분으로서의 돈이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가 없다. 돈은 언제나 쓰임이 있기 때문이다. 많으면, 많은대로 더 많은 쓰임이 있다. 

이를테면, 월 300만원을 버는 사람이 절제할 건 절제하고, 쓸 때는 쓰면서 적당히 소비하고, 100만원 정도를 저축한다고 해보자. 이 중 100만원은 사실 여유자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거나 혹시 모를 위험을 위한 대비책으로서의 자금이다. 갑자기 일을 할 수 없게 되거나,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은퇴 이후도 준비해야 하므로 '필수적인' 금액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이 사람에게 매달 100만원이 더 생긴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는 저축이나 보험, 투자를 100만원 더 늘여 더 안정적인 미래를 계획할 수도 있다. 혹은 그 이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소비를 해보기 시작할 수 있다. 몇 년만에 겨울코트를 바꾸고, 차를 사거나, 공연에서 S석 대신 R석에 앉아볼 수 있다. 그러면, 굳이 사치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소비수준이 조금씩 늘어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만약 100만원을 더 벌게 되면, 이코노미석 대신 비지니스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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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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