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TV 속 간호사 모습은 달라질 수 있을까?
2021/11/08
틀어놓은 TV 속 드라마에서는 간호사가 몸에 꽉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고 아이스커피를 손에 든 채 한가로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자 의사가 간절히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이, 화장을 짙게 하고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단 간호사들은 수다스럽게 몰려다니며 남 얘기를 주고받거나 여기저기 참견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위염과 방광염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떠났던 선배들이 떠올라 TV를 꺼버렸다.
바로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라는 책에서 간호사인 저자가 하는 말이다. 3년 전에 출판된 이 책을 읽고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TV 프로그램의 이해'라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전공수업의 에세이 과제로 의학드라마 속 여성 간호사의 이미지를 주제로 선택했다.
2018년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만 나열해 봐도 서울아산병원의 박선욱 간호사가 자살을 했고, 한림성심병원에서의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한 장기자랑이 있었고, 한림성심병원과 울산대 병원의 노조와 파업이 가결되었으며, 서울대병원 간호사 탈의실에서는 불법 촬영이 일어났다. 간호사들은 초과근무서부터, 의료장비 사비 지출, 병원 수익 창출 아이디어 발표, 여성 간호사의 유산과 임신 순번 대기, 그리고 식사 시간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었는데 어찌 된 건지 내가 TV 속에서 본 현실과는 사뭇 달랐다.
20년도 훨씬 전, 대한 간호협회에서 드라마 속 간호사 역할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는데, 당시 간호사의 역할 비중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