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기기는 완벽하지 않다, 사실 그 반대다

김양균
2023/06/06
“아직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없다.” 

디지털치료기기(DTx)에 대한 황순조(50)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의대 교수의 지견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2월과 4월 우리 규제당국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앱과 소프트웨어에 대해 품목허가를 내렸다. 나는 DTx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미국의 현지 의료인과 임상심리학자에게 DTx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미래의 치료법인가). 실제 환자에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시 자리를 함께했던 황 교수는 할 말이 더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황 교수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한 번 더 만나기를 청했다. 수일 후 그와 강남에 있는 한 카페에서 DTx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 나는 DTx의 가능성에 집중한 글을 여러개 쓴 상태였는데, 본의는 아니었지만, 그간의 글에는 부작용이 축소되었거나 소홀히 다뤄진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그의 우려는 내게 적지 않게 충격이었다. 
by Pixels
황순조 교수는 연세대의대 졸업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련을 거쳤다. 군의관 시절 미국의사면허를 취득하고, 뉴욕 메디컬컬리지 웨스트체스터메디컬센터에서 3년간 전공의 수련을 다시 받았다. 이후 보스턴 매사추세츠 하버드 메디컬 스쿨 소아정신과에서 2년간 전공의 펠로우 과정을 거쳐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서 3년간 재직했다. 2015년 네브래스카대학 의대 교수에 임용됐다. 

소아청소년의 행동 및 정서 장애를 비롯한 뇌신경과학적 이해와 치료가 그의 연구 분야다. NIMH에 몸담았을 때 그는 기존의 정신과 임상시험이 환자가 작성한 리포트에 의존해 진행된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 환자의 상태가 개선되거나 악화되는 동안 그의 뇌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황 교수는 뉴로 이미징 등 뇌신경과학적 신호 변화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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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김양균 인증된 계정
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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