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는 방법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0/13
컴퓨터를 다루는데 대단히 서툴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컴퓨터로 하는 일은 지극히 단순하고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컴퓨터를 집에 들여놨을 때 배워보겠다고 나선 적이 있긴 했다.
마침 남편의 친한 지인이 컴퓨터 학원을 했던지라 속성으로 가르쳐 준다 해서 며칠 배우러 다녔었다. 친정 올케가 그 소리를 듣고 함께 배우겠다고 따라 나서는 바람에 둘이서 열심히 다녔는데 결과적으론 남은게 하나도 없다.
안 그래도 처음 접하는 생소한 컴퓨터에 어려운 문서작성이니 그런 것까지 한꺼번에 배웠으니 머릿속에 남은게 없을 수 밖에. 거기다 선생님은, 키가 크고 얼굴이 보름달 같이 훤하고 미인인 올케만 쳐다보며 올케의 이해도에 맞춰 수업을 하니 나는 그저 곁다리로 자리만 지킨 꼴이라 더더구나 뭘 배웠는지 하나도 기억이나질 않는다.
그게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그동안은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못했
다. 메일도 잘 주고 받았고 쇼핑도 했고 얼룩소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근데 갑자기 비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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