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나를 구원해줄 것이다’라는 환상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11/13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하는가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행복 기준 혹은 신화-미신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많은 사람에게서 인정을 받으면 스스로가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고, 어떤 이들은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거라 생각하고, 또 어떤 이들은 어떤 물건을 소유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일종의 믿음이다.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행복해질거라는 믿음. 그 믿음은 합리적으로 구성되기보다는 '나는 그렇더라' 혹은 '나는 그런 것 같아'같이 주먹구구식으로 합리화된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MBTI처럼 일종의 유사과학이다.

근거도 없이 만들어진 행복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일종의 신앙이기에 원했던 것을 손에 쥐어도 행복은 간데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애초에 우리가 만든 그 믿음이 어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설령 객관적인 데이터로 어떤 행복 기준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 기준이 '나'에 부합할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그러니까 행복할 의무를 지닌 우리가 해야할 건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믿음이 일종의 환상일 수도 있다는 자각을 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거지. 정작 그토록 원했던 드림카를 사도, 이상형에 부합하는 여자친구가 생겨도, 공모전에서 우승해도 여전히 불행이라는 놈은 스물스물 저쪽에서 기어온다.

대부분의 갈망은 결핍과 관련있다. "꿈을 가지고 싶다"라고 말하는 이에겐 꿈이 없고, "공부를 잘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이는 자신의 공부나 성적에 딱히 만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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