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택배 침공, 한진의 합종연횡
2022/07/01
합종(合從). 적대 관계를 가진 여러 집단은 언제고 더 큰 힘을 가진 누군가와 대항하고자 과거는 묻고 힘을 합칠 수 있습니다. 연횡(連橫). 합종한 세력들은 언제고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다시금 반목하고 갈라집니다.
합종연횡. 중국 전국시대에 등장한 국가간 외교 전략의 결과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합종과 연횡을 반복한 끝에 진나라는 전국 7국을 통일했고, 영원한 제국은 없었습니다.
요즘 한국의 택배업계 분위기가 이와 비슷합니다. 쿠팡이 최근 오랜 기간 로켓배송 파트너로 함께해온 한진을 통해 처리하던 물량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한진측에 따르면 한진이 대신 처리하던 월 720만건 가량의 로켓배송 물동량 중 절반인 300만건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쿠팡은 한 편에서 ‘퀵플렉스’라는 이름으로 택배 대리점을 모집하며 얼마 전까지 협력 관계였던 택배업체의 네트워크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한진이 처리하던 물량은 이제 쿠팡의 ‘퀵플렉스’가 수행한다는 업계의 전언이 나옵니다.
비단 쿠팡만 이럴까요. 컬리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협력하여 새벽배송 지방 진출을 시작했지만, 이제 컬리의 물류 자회사이자 택배사업자 넥스트마일은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는 충청권으로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거점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결국 새벽배송으로 같은 고객사를 끌어 모으고 있는 이 두 기업의 협력관계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과거 택배 고객사였던 유통업체가 언제고 택배의 ‘경쟁사’가 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택배업체들은 불안합니다. 특히나 관계사의 물량 지원을 받을 수 없는 ‘3PL(3자 물류) 업체’라면 그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 입장을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국내 최대 3PL업체이자 77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最古)의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대표이사 간담회를 지난 28일 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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