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찾는 한국인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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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찾는 한국인의 정체성

해외 동포의 김장 현장 스케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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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에디터 노트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눈여겨볼 점은 김치가 아니라 김장이 등재 대상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등재 명칭: 김장, 한국에서의 김치 만들기와 나누기
등재 사유: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며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다.

보다시피 나눔, 연대의 의미에 주목한다. 심지어 명칭에 포함된 ‘한국’은 문화재청 제출안에 없음에도 유네스코 의장단 회의에서 추가한 것이다. 한국 고유의 문화이자 전통임을 인정한 것.

해외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김장의 의미는 각별하다. 김장을 하기 힘든 환경이다 보니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이도 많지만, 여전히 한국계 지인들을 초대해 성대하게 치르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 사이에서 김장은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한다. 김치를 매개로 한데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흩어져 사는 한국계들이 연결되어 뿌리와 문화를 되새긴다. 


By 에릭 김(Eric Kim)


저장 김치를 담그는 일, 그러니까 김장을 한다는 건 타국에 사는 한국인에게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전통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대부분 김치를 사 먹는 시대에, 김장의 전통을 이어가고 싶은 한국인들에게 집에서 김치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었다. 출처: 뉴욕타임스/Tanveer Badal

“살아있지는 않지만,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다.”

미국 미시간주의 남동부 도시 앤아버에 있는 한식당 ‘미스김’의 셰프 김지혜 씨는 김치를 좀비에 비유한다.

김장을 할 때 소금은 채소의 부패를 지연시키고, 발효를 통해 좋은 유산균을 자라게 한다. 44세의 김 씨는 어릴 적 서울에 살았다. 그 시절, 아파트 단지 화단에 어머니가 김치 항아리를 파묻는 동안 김 씨는 건물 관리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망을 봤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뒤 가족들은 항아리를 파내 잘 익은 김치의 기분 좋게 톡 쏘는 맛과 풍부한 감칠맛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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