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위기론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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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출처: alookso
며칠 전 온종일 카카오톡이 마비되며 혼란을 빚었죠. 온 국민의 관심이 카카오로 집중되면서 우리나라 빅테크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두고 나온 비관을 떠올리게 됐는데요. 사실 빅테크 위기론이 나온 지는 좀 됐습니다. 지난 8월, 미국에선 2분기 연속 국가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경기 침체를 예상했고 그쯤부터 위기론이 언급됐습니다. 실제로 위기론은 현실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의 구글,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구조조정에 들어갔죠. 빅테크, 정말 위기일까요? 빅테크 위기론을 다양한 방면에서 살펴봤습니다. 


빅테크 위기론, 시작은 8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빅테크 위기론이 언급된 건 지난 8월입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위기론을 반박했는데요.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인 건 사실이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전망했습니다. 보통 2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 경기 침체라고 부릅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죠. 하지만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여부를 결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에서는 경기 침체를 선언하지 않았죠. 바이든 정부도 경기 침체가 아니라고 주장했고요. 그러한 주장에 사람들은 불리한 뉴스를 외면하려는 거 아니냐고 조롱했습니다.

필자는 미국의 경제를 이끄는 빅테크 기업들의 상황이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괜찮아서 빅테크 위기론은 위기’론’일 뿐이라 주장했습니다. 알파벳은 자사 매출이 전년 대비 1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매출에서 40%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메타의 실적 발표가 좀 암울했지만 저커버그는 틱톡과의 경쟁에서 인스타그램 ‘릴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고요. 필자는 빅테크가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들의 시장 지배력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 분석했는데요. 거시 경제의 흐름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앞으로 더 힘든 시기를 맞이하겠지만 잘 헤쳐 나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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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론 나오고 2개월 후, 국내외 빅테크 기업 상황

출처: 셔터스톡
어거스트에서도 지난 8월 빅테크 위기론을 다뤘습니다. 위기론이 거론되고 2개월 후인 10월,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로 국내외 굵직한 소식들을 모아 보여줬는데요. 미국의 구글, 메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비상 경영 체제의 신호들이 나타났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공격적인 채용을 중단했고 돈 안 되는 사업에서 발을 뺐죠. 구글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업무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유도했고요. 메타는 부서 재편성을 통한 반강제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애플은 채용 담당자 100명을 해고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체 직원 중 1%를 감축했고 테슬라는 10%를 감축할 예정입니다.

필자는 보수적인 채용을 택하고 신규 사업을 접는 방식은 이들이 택한 최선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비상 경영 체제 대응법은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팬데믹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빅테크 기업들은 팬데믹이 터지는 동안에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사업들에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위기가 닥치자 그런 투자를 했던 사업을 거두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죠. 예를 들어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제작 중단을 선언했고 아마존은 풀필먼트 일부를 정리했죠. 이에 실제로는 보이는 것보다도 더 심한 재정적 압박이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요? 국내 빅테크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는 채용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업 투자 부분에선 차이를 보였는데요. 네이버에서는 오히려 공격적인 사업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북미 최대 패션 커뮤니티 포쉬마크를 2조 원에 인수했죠. 또한 콘텐츠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진행합니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엔 스노우, 웹툰 등이 있고요. 카카오는 반면 축소 대응을 펼쳤습니다. 북미 계열사인 래디쉬-타파스의 흡수합병과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직원 중 30%는 퇴사했습니다.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일반적 경향을 따라간 걸로 보입니다. 반면 네이버는 채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 외에는 투자를 늘리거나 유지하는 걸 택했죠. 미래 가치가 하락한 시점에 과감한 투자 선택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국내 빅테크 씬과 별개로 스타트업 씬은 암울한 이야기로 가득한데요. 왓챠는 사내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 진행 중이며 사내 신규 프로젝트를 정리 중입니다. 쏘카는 IPO에 성공했으나 예상 기업 가치가 1조에서 6000억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컬리는 IPO 진행 중이나 불안한 주식 시장으로 철회 가능성이 지속해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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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을 흔드는 정치. 혹은 그 반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빅테크 기업은 정부의 규제에도 흔들리게 돼 있습니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반독점 연합’ 등 여러 비영리 단체에 후원하며 로비활동을 펼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엄청난 로비는 거꾸로 정치판을 흔들기도 하는데요. 미 의회는 작년에 빅테크 제재 법안을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이 중 실제 통과한 것은 ‘자사 상품 우대’를 규제하는 내용인 ‘온라인에서의 혁신과 선택 법안’ 한 가지에 불과하죠. 미국의 주 정부는 외국 규제기관의 사례를 따라 빅테크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를 쌓아두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아마존에 대한 제재를 가했는데요. 아마존을 '불공정 경쟁'으로 제소하며 월마트나 타깃과 같은 경쟁 사이트에서 서드파티 판매자에게 더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에 서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 주 정부의 이런 행보는 독일과 캐나다가 아마존을 상대로 제기한 제소 건과 비슷합니다. 로비의 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외국 사례를 가져온 것이죠. 반독점을 연구해 온 ‘미국 자유 경제 프로젝트’ 디렉터 맷 스톨러는 “반독점을 향한 민주주의 실험이 예전에는 미국 내 50개 주에서 주로 이뤄졌다면 이젠 전 세계가 이런 종류의 규제기관을 모두 갖추면서 서로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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