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사유 - 푸코, 손택, 루빈

바움다후 · 페미니스트
2024/02/03

게일 루빈 <일탈>

성에 대한 사유 - 푸코, 손택, 루빈

선을 어디에다 그어야 해? 이런 문제에서 개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지점이 아니라면 어디서부터가 타락인 거야?

‘성 본질주의’, 즉 성은 사회 생활 이전에 존재하여 관습을 생성하는 자연적 힘이라는 신념이다. 성 본질주의는 성이 영구불변하고 비사회적이며 초역사적이라고 여기는 서구 사회의 민간 통념에 스며 있다. 100여 년 동안 의학, 정신의학, 심리학이 주도해온 성에 대한 학술연구는 본질주의를 재생산해왔다. 이러한 학문 분야들은 성을 개인의 고유한 특성으로 분류한다. 성이 호르몬이나 정신에 귀속되는 것일지 모른다. 물질적 혹은 심리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과학의 범주 안에서 섹슈얼리티는 역사를 가질 수도 없고 주요한 사회문제를 결정하는 요인도 될 수 없다.

제프리 웍스의 작업을 비롯한 게이 역사 연구는 우리가 아는 동성애가 비교적 근대에 등장한 제도적 합성물임을 규명함으로써 그러한 도전을 이끌었다. 이제 이성애라는 현대의 제도적 형태가 심지어 최근에 개발된 것이라고 보는 역사가들이 많다.

푸코는 섹슈얼리티가 사회의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본능적 리비도라고 한 전통적인 이해 방식을 비판한다. 그는 욕망이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생물학적 실체가 아니라 특수한 사회적 실천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섹슈얼리티들을 제시하면서, 그는 성을 억압하는 요소들보다 성을 사회적으로 조직하는 발생적 양상들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섹슈얼리티의 친족 기반 체계와 근대적인 양식들 사이에 큰 달절이 있음을 지적한다.

성 행동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경향은 성에 역사를 부여하고 성 본질주의에 대한 구성주의적 대안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연구 작업의 저변에는 섹슈얼리티가 생물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 속에서 구성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다고 생물학적 능력이 인간의 섹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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