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학과 하나님론: 가부장적 사회의 反가부장적 하나님 아버지

이난희.여성사회연구
이난희.여성사회연구 · 작가, 번역가,연구자
2024/05/28
최근 가스펠투데이에 기고한 글을 올린다..

신학(theology: theos logos)은 신, 하나님에 대한 말, 이야기이다. 따라서 신학에서의 출발이자 중심은 신론, 하나님론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어떠한 분, 어떠한 존재인가, 그분의 속성은 무엇이고, 행동은 어떠한가?’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흔히 성서에서 그리고 교회와 대중적인 신앙 언어에서 아버지라고 불린다. 하나님 아버지, 바로 이 처음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내가 경험한 아버지가 엄격하고 무서운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이 경험한 아버지가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갖고 있다. (이는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조선시대 이후로 유교 문화 속에서 엄격한 아버지 중심, 남성 중심과 장유유서의 문화를 이루어 온 까닭이다. 여기에는 또한 일제 식민지 통치와 오랜 군부 독재정권에 의한 상명하복의 군사문화와 급격한 산업화를 위한 일사불란한 사회 통치 체제 등이 작용하였을 것이다. 무서운 아버지를 경험한 사람들은 교회에 와서 하나님 아버지라는 말을 듣고는, 탁 막히고 그 아버지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 난감해진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흔히 보이는 아버지 하나님의 이미지도 대개가 중년 남성이고, 혼자서 교인들을 설교로 가르치고 이끌어 가는 것으로 보이는 남성 담임목사 한 사람의 이미지와 겹친다. 이는 칼빈이 강조한 하나님의 절대적 위엄, 하나님의 영광을 중요시함 등이 변화되어 남성 담임목회자 중심주의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

흔히 서양 사상과 문화의 두 줄기로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을 꼽는다. 구약성서에 기반한 히브리적 사상과 고대 그리스 철학에 기반한 헬레니즘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구약성서에 기반한 사상은 그리스 철학의 사상과는 차이가 있다. 서양 고대 사회에서는 신학과 철학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다. 플라톤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 즉 기원전 4-5세기의 인물이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 그리고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마치 인간과도 같...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믹스 커피 한잔, 여성신학 한스푼,”“방구석 여행가들의 일상 이야기가 궁금하니?(공저)” 등의 책을 썼습니다. “기독교는 식사에서 시작되었다(공역),” “뚱뚱한 예수(공역)” 등을 번역했습니다.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즈’에 비정기로 글을 기고합니다. 여성신학 박사로 강의를 했고, 여성, 사회,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한글 및 영어 에세이를 씁니다.
122
팔로워 128
팔로잉 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