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알고 있다

김형찬
2023/08/16
"지금 환자분의 근육은 비유하면 늦가을의 나뭇가지와 같아요. 좋은 근육은 봄날 물오른 나뭇가지처럼 낭창낭창하고 부드럽지만, 환자분의 근육은 살아 있지만 물기가 적어, 힘을 주면 툭! 하고 부러지는 나뭇가지예요. 이런 근육의 상태는 전신적인 불균형이 꽤 오래 누적되었다는 신호에요. 통증이라는 당장 급한 문제는 침을 맞아도,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먹어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성화된 증상의 이유를 찾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반복되거나 더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길수도 있어요."
   
우리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상태를 표현하는데, 그 중 근육의 상태는 몸과 감정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환자는 담이 결려서, 어깨가 뭉쳐서, 허리가 아파서, 목이 안 돌아가서, 다리에 쥐가 나서 내원했지만, 근육은 잠이 부족해서, 소화가 안 돼서, 화가 나거나 우울해서, 피곤해서라고 말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Tumisu님의 이미지
정도가 가벼우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풀어내면서, 근육이 하는 말을 환자에게 번역해주고 생활에서 실천하면 좋은 것들을 티칭해 주면 잘 회복한다. 하지만 내가 '늘어진 용수철'이라고 부르는 근육이 유연함과 탄력을 상실한 상태가 되면, 환자와 의사 모두 좀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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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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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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