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덜 잔인해집시다 .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4/01/05
새해에는 덜 잔인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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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전 누가 썼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칼럼에서 이런 얘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무협지얘기가 나왔는데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무협지의 기본은 ‘원수 갚기’다. 부모나 스승이나 주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뼈를 깎고 살을 던지는 극강의 수련을 하고 마침내 온갖 난관과 강적을 뚫고 원수의 목을 치고 그 목을 부모나 스승이나 주군의 영전에 바치는 순간이 하이라이트다. 그런데 한국의 무협지에서는 원수를 죽이는 것보다는 그 원수의 인간적 모습이 부각되고, 주인공이 고뇌에 시달리다가 ‘천 리 밖으로 벗어나 살아라. 내 눈에 띄지 말아라. 눈에 띄면 죽여 버린다.’는 식의 엔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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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 주장하는 바는, 그렇게 한국인들이 모질지 못하고 ‘미운 정도 정’이라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당최 이해하지 못할, 다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칼럼을 볼 무렵에는 친구들과 맞장구를 치기도 했습니다. “맞아 한국 사람들은 그래.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영화얘기만은 아니잖아.”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도 하지.” 그때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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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살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오히려 생판 그렇지 않다는 손사래까지 치게 되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결코 온후하거나 다정한 사람들이 아니며, 되레 끔찍한 잔인함을 발휘한 적이 많다는 것이죠. 해방 공간에서 중도파로 분류되지만 꽤 선명한 반공적 입장을 드러냈던 김규식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 레닌은 러시아 혁명 후 5년 동안 700만 명을 죽였다......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잔인하다. 만일 한국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피바다가 된다. 그러니까 절대로 공산당이 들어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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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잔...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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