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투하된 폭탄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2/08/16
아주 어렸을 적, 단칸방에서 셋방살이를 했다. 조그마한 마당을 공유하고, 안채에는 집주인이 한쪽 구석의 단칸방에는 우리 가족이 살았다. 그때 부모님은 주인집을 ‘안집’이라고 부르셨다.
 
  조금 더 자랐을 때, 우리 네 식구는 지어진지 얼마 안 된 빌라로 전세를 얻어 들어가게 되었다. 단칸방에서 방도 하나 더 늘어서 동생과 나는 우리 방이 생겼다고 좋아했었다. 이전 집보다 모든 면에서 더 좋았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반지하였다는 것이다. 그때 집주인은 꼭대기인 3층에 살았고, 부모님은 주인집을 ‘윗집’이라고 부르셨다.
 
  반지하는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먼지는 한 가득씩 들어왔다. 내 방 창문을 열고 밖을 보면 자동차의 타이어 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무릎이 보일 뿐이었다. 동생과 좋아했던 우리 방은 일 년 내내 곰팡이가 피었고 덕분에 우리는 비염을 달고 살았다.
 
  어릴 때여서 그랬는지 반지하에 사는 게 막 이상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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