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부는 테크, 데이터, 디자인 인재가 필요한가, 그리고 어떻게 구할 것인가

김재연
김재연 인증된 계정 · 데이터 과학자, 사회과학자
2023/10/17
한때 한국에서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는 이유로 인기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경향은 IMF 금융위기 이후 두드러졌다. 대량 해고가 일상이 되니 구직자들이 안정적 직장을 선호하게된 것이다. 그때는 9급 공무원이 꿈인 젊은이들이 대학가마다 넘쳤다. 이젠 흐름이 바뀌었다. 2023년,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공무원 6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직 의사가 있는 중앙부처,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이 45.2%에 달한다. 이 질문에 대한 같은 설문 조사의 응답 수치는 해마다 올라, 이제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물가와 지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점에서 공직의 안정적 직장이라는 장점보다 박봉이라는 단점이 더 크게 보인다. 구태의연하고 경직된 조직 문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한 몫한다.

유능한 인재들이 당연히 모두 공직을 찾을 필요는 없다. 한 사회에 뜻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영역은 정말 많다. 그러나 공직도 인재가 필요하다. 정부가 다루는 문제는 사회의 안보부터 복지까지 사회의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많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개별 부처가 다루는 정책의 범위도 넓고, 그 정책이 만드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도 크다. 정책이 정부가 공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그 수단을 만들고 시행하는 사람들이 유능한 것이 당연히 무능한 것보다 낫다.

나아가, 시대가 바뀌었으니 정부는 전보다 더 젊고 새로운 인재의 유입이 필요하다. 데이터 과학자, UX(이용자 경험) 연구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등등의 테크, 데이터, 디자인 인재가 필요한 것은 기업만이 아니다. 공익을 추구하는 정부도 필요하다.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정부의 공공 서비스를 만들려면 용역 업체로는 부족하다. 정부 내에도 구색만 갖춰진 정부 웹사이트가 아니라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일명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다.

문제는 한국 정부에서는 이런 인재들이 정부 안에서 일할 곳이 없다. IT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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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시빅 테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의 데이터 과학자이자 존스홉킨스대 SNF 아고라 연구소의 연구위원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세종서적 2023)>란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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