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자아분열 - 요즘 세상, 정말 괜찮은가요?

자몽
2022/02/03


석사 시절의 나는 의료데이터를 공학적으로 다루는 연구를 했다. 그리고 졸업 후 금융업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취업했다. 

바이오 업계 핫한데, 왜 금융에서 일하려고 그래요?
면접을 준비하면서 수없이 받았던 질문에 나는 늘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금융만큼, 세상이 돌아가는 걸 잘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요.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닌, 반쪽짜리 대답이었다. 


바이오는 세상의 변화와는 관계가 없다. 그에 반해 금융은 세상의 변화 그 자체다. 정치, 사회, 외교, 기후, 교육 등 모든 것과 맞물려 있으면서 아주 작은 변화도 반영한다. 나는 그 사실이 좋았고, 동시에 그 사실이 싫었다. 
왜냐하면 내게는 '경제' DNA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크게 세 종류로 분류한다면 예술가, 회사원, 그리고 기업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내가 하고싶은 걸 할거야' 라는 반골 기질이 있는 사람은 예술가, '난 따박따박 월급만 나오면 무슨 일을 해도 크게 상관없어' 하는 사람은 회사원. 그리고 '좋아하는 걸 하라고? 난 돈이 좋아. 돈이 되는 거면 다 재밌어!'인 사람은 기업가. 

그리고 나는 평생을 늘 기업가 기질이길 바라는, 예술가였다. 왜냐고?

돈에 감각이 있는 사람이, 말 그대로 '성공'하는 시대기 때문이다. 
아니, 돈에 감각도 없고, 부를 향한 노력도 없으면 실패하는 시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공부를 하면 돈이 따라왔는데, 이제는 "돈"을 공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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