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2/10/14
결혼 전에 나는 현모양처를 꿈꾸었다. 현모양처라 하면 올드하고
왠지 현시대에 동떨어진 분위기가 있다. 
내가 20대 일때 그때는 여성이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게 당연했다. 
한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언니가 결혼을 하면서 여태 해 왔던
'경리'업무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나 
스물 네, 다섯살의 인생을 한 남자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이
그땐 전혀 의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랑스러웠다. 
결혼과 동시에 살던 지역을 떠나 생소한 곳에 
뚝 떨어져 시모와 시동생과 어찌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저 꿈같다. 
내가 꿈꾸던 것과 달리 현모양처는 일찌감치 물건너 갔고 나는 
첫 아이를 낳고 생활의 전사가 되었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소위 '전업주부'로 살았던 때가 별로 없던 것 같다. 
나는 끊임없이 움직였고 지금도 뭔가를 꼼지락 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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