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의 이야기다 - 생존자들①

김양균
2023/06/08
2013년 11월 

당시 필리핀은 유래없는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나는 사회부 기자였는데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당시 몸담고 있던 회사는 그 꼴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블로그에 기사에 살을 붙여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회사를 옮겨 의학분야의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할때까지 몇 년간 이중생활을 이어나갔다. 

당시 블로그에 기치로 내건 것은 ‘누블롱 라 베리테 (Nous voulons la vérité)’라는 것이었는데, 우리 말로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라는 좀 낯간지러운 것이었다. 굳이 이 말을 사용했던 이유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소위 '뽕삘' 이지 않았을 까 싶다. 의학기자가 되고 나서는 그러한 이중 생활은 끝이났다.  
   
2018년 8월

본격적인 이야기는 2018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헤브론에서 시작된다. 나는 헤브론 도심을 걷다가 뒷골목의 더러운 돌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한 장을 보게 된다. 선글라스를 반쯤 내리고 도발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는 한 팔레스타인 여성의 모습은 내게 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by YANGKYUN KIM
2022년 10월

그 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에서 현지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자세히 들을 기회가 있었다. 처한 상황은 대체로 좋지 않았는데, 이스라엘의 점령폭력(Occupation-Related Violence), 가정폭력과 같은 젠더 기반 폭력(Gender-Based Violence), 이로인한 우울증과 불안감 등의 정신건강 문제 등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그들의 사정을 글로 써서 전하기는 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줄곧 하게 되었다.  
   
2023년 4월

한 시민단체와 팔레스타인 여성 문제에 대해 몇 번 이야기를 나누긴 하였지만 이렇다 할 프로젝트로 이어지진 못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기사 공모에 참가하자는 당초 계산은 있었지만 끝내 여러 이유로 성사되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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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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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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