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징비록(10) 2부. 성역에 눈 뜨다] 04. 참여정부는 관료정부였다

홍종학 인증된 계정 ·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전 국회의원
2023/09/20
참여정부는 관료정부였다
   
참여정부는 토론공화국을 지향했다. 국정 운영에 시민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위원회를 구성했고 민간 위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기에 각 방송마다 토론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라디오 방송에서는 매일 토론이 이루어졌다. 정부가 운영하는 방송에서는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직접 나와 정책을 설명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많은 국민에게는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많은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재벌 개혁이나 당시 사회문제로 대두된 신용카드 문제, 그리고 새로운 정부의 국정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토론에 참여했다. 나는 주로 정부에 더 강한 개혁정책을 요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려는 원래 취지와는 달리 대부부분의 경우 정부를 비판하는 토론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권위주의 시대를 지내온 관료들은 토론에 익숙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시민사회 인사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보였다. 패널의 구성을 맞추고자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는 학자들을 섭외하지만 이들 역시 적극적이지 않았다. 때로는 정부 관료 혼자 셋을 상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전과 달리 토론을 잘 하는 관료들이 승진에 유리해 보였지만, 여전히 관료들은 토론을 기피했다. 토론에 나와서 손해 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참여정부 이후 토론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참여정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민주당 정부에서도 이전처럼 토론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토론을 통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높이려는 MH의 의도는 이어지지 않았다. 토론의 열기는 이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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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경실련에서 활동했고, MBC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을 맡았다. 민주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진출했고, 문재인 대선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공약 작성을 주관했으며,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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