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에세이 3/5] 집 - 또 다른 집 (2023.08.)
2024/03/14
[1/5] 옷
[2/5] 밥
[3/5] 집
조금 전, 나는 노동조합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사실 지회장으로부터 상근 간부를 그만둘 것을 권유받았을 때, 아니 그보다 훨씬 전 사측 담당자와의 갈등 상황에서 지회가 나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곳이 내가 기대하던 끈끈한 동지애와 연대를 기반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진작 깨달았어야 했다.
내가 노동조합 간부 일을 시작한 것은 길고 괴로웠던 1년 3개월 동안의 이혼 소송 끝에 결국 양육권을 뺏기고 혼자가 된 직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그 직후 손목의 연골이 찢어져 3개월의 병가가 끝나가던 상황에 전염병이 퍼지면서 연이어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외출도 하지 못한 채 혼자서 집에 고립되어 있던 때였다. 마침 손목 부상에 대한 산재 신청을 도와주던 상근 간부 한 명이 그만두게 되어 자리가 비어 있었고, 연속되는 불행과 고립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으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던 나는 조직장의 질책과 자괴감을 피해 노동조합으로 도피했다.
지회의 간부들은 지회의 일로 정신없이 바빴다. IT가 연대를 오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는 소리에, 일이 주어지지 않은 나는 연대 활동을 자주 다니게 되었는데 특히 파리바게뜨지회의 투쟁이 한참이어서 양재역 SPC 앞에 자주 얼굴을 비추게 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노동조합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갔다.
노동조합에서는 서로를 '동료'보다는 '동지'라고 부른다. 사회의 부당함,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서 함께 투쟁하는 서로와의 관계는 단순한 직장 동료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누며 혼자 내버려 두지 않고 즐거움을 나누며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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