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

이학기 반장
이학기 반장 · 물건 잘 파는 작가
2024/04/03
우리 부부는 신혼 때 버킷 리스트였던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주로 독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히틀러가 최초로 세운 나치 강제수용소에도 다녀왔다. 갈비뼈가 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몰골, 좁은 침대에 멸치 떼처럼 포개진 모습, 산 자는 가스실로 향하고 죽은 자는 소각실로 향하는 운명 등 수감자들 사진이 다하우 수용소 곳곳에 걸려있었다.

그곳에서 매일 죽음과 직면하며 처절하게 살아남은 수감자가 있다. 그보다 더 깊이 삶의 무게를 말할 자가 있을까? 빅터 프랭클은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홀로코스트의 잔혹한 참상을 생생히 그려낸다. 죽음의 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벌거벗은 실존을 담아낸 이 책은 100명이 넘는 이 시대의 현자들이 입을 모아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을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몸에 난 털조차도 소유하지 못하는 맨 몸뚱어리로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부모와 형제, 아내를 모두 잃는다. 그는 완벽한 상실감으로 굶주림과 추위, 혐오와 모멸감을 느낀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결국 살아남았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주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빅터 프랭클은 니체의 말을 인용해 삶에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용소에서 인생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한 수감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파멸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에서 벗어나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한다. 그때 우리는 삶이 던지는 과제에 책임을 지고 올바른 행동과 태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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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쿠팡과 이랜드에서 온∙오프라인 MD로 일하며 TOP 매출을 찍어본 영업통. 동시에 3권의 책을 쓴 출간 작가. 현재는 '물건 잘 파는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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