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살인범이 570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2년 동안), 오버랩되는 '범인은 오타쿠다!'의 공식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3/08/21
네이버 뉴스 캡처
신림동 성폭행살인범이 집과 PC방만 오가며 570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고 한다. 2년간 570시간이면, 평균을 내면 하루에 1시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570시간이라고 써 놓으면 '범인은 오타쿠다'라는 공식이 완성된다. 기묘한 프레이밍이다. 파이낸설 뉴스는 아에 제목에 '2년간'도 빼버렸다. "PC방 한 곳서만 570시간 게임"이라고 강조하면 연이어 570시간 동안 게임만 한 폐인처럼 느껴진다. 
파이낸셜 뉴스 캡처
그래서 범인은 오타쿠다

우리는 이런 전개를 잘 알고 있다. 1988-1989년 도쿄와 사이타마에서 4-7세 어린 여자아이들이 유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심지어 피해자의 유골을 넣은 상자를 집으로 보내는 엽기적인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사건이 미디어에 보도되고, 모두 극장처럼 범인 찾기에 골몰했다. 1989년 7월 23일 범인 미야자키 츠토무(宮崎勤)가 다른 범죄를 저지르다 현장에서 붙잡혀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지난 범행이 밝혀졌다.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방에서 대량의 비디오 테이프와 만화책이 나왔고, 코믹마켓에 동인지를 출품한 경력이 밝혀지면서 언론은 미야자키 츠토무를 ‘오타쿠'로 불렀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성토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 미디어는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미야자키 츠토무의 방을 어지럽혔고, 에로 만화를 꺼내 클로즈업하여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서 대대적으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을 수집하고 몰입하는 사람들은 미성숙하고 어른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당시 뉴스 캡처(출처 : https://twitter.com/hatunemix/status/1050191481112166400)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 이후 범죄의 원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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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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