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문화사
2024/08/05
1. 서론
가. 집이란 무엇인가
집은 영어로 house 또는 home으로 번역된다. house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집을 말하며 home은 조직, 보금자리, 안식처 등 정서적 측면의 집을 말한다. 우리말에서는 영어와 같이 그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몸을 말할 때 혼과 육을 합쳐 일컫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말에서 집에서 갖고 있는 두 가지 의미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것은 두 의미가 서로 깊은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즉 정서적인 의미의 집(home)이 시각적으로 구현 것이 바로 집(house)이기도 한 것이다.
건축가이자 인류학자인 아모스 라파포트는 1960년 후반 광범위한 인류의 주거문화를 검토하고 거주의 형태와 그것을 결정하는 수많은 인자들이 매우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주장하였다. 실제 자연계의 법칙에 순응해서 일정한 기후나 환경에 대응하는 인류의 대응 전략이 항상 동일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당시의 문화이론으로서는 탁견이라 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서, 또 앞으로 인류가 진행할 여러 가지 사회적, 문화적, 자연적 변화에의 적응 전략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측면에서 주거문화의 흐름을 수평적, 수직적으로 이해하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나. 한옥이란 무엇인가
우리 문화요소를 일컫는 말 중 한복, 한옥, 한식 등과 같이 ‘한’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경우는 대부분 서양의 그 무엇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리 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된다. 원래는 그저 집, 저고리, 국밥 이렇게 불렀을 것들이다. 오히려 초가집, 기와집 이렇게 외형적 특징을 기준으로 고유명사처럼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옥이라고 부르는 우리 집의 실체는 무엇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집의 구조적 차별성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갖춘 경우를 한옥이라고 부르기를 제안한다. 온돌과 마루를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마당이 건축물에 접해 구성된 가옥형태를 한옥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 ...
고고학을 전공했습니다. 문화유산을 대중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려
박물관에서 30여 년 간 전시와 교육, 문화유산 활용사업에 매진했고
지금은 글을 통해 접근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