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Shame(돈에 관한 수치심)과 정신 건강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5/14
저보다 돈을 많이 버는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를 만나도 기분이 안 좋았고, 좀머씨처럼 사람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만나는 중에도 즐겁지 않았고 만남 이후에도 후유증이 커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무리 친했던 사람과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 혼자 망상을 펼치며 그들을 튕겨냈죠. 이 글을 쓰며 반성하고는 있지만 내일이라고 상황이 나아질 거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의식적으로 이런 경향을 거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 겁니다.

열등감도 열등감인데, 연대 받지 못했다는 느낌도 함께 받는 듯 합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는 그렇게 잘 살면서 나를 돕지 않다니! 일간 박현우를 구독하는 지인과는 무난하게 지내는데, 구독하지 않는 지인과는 멀어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 합니다. 저도 모르게 한 쪽은 저의 고통을 알아주고 있는데, 다른 한 쪽은 저를 구덩이에 빠지게 내버려둔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근거 없는 망상이죠. 그들은 단순히 일간 박현우라는 서비스를 소비하지 않을 뿐이니까요. 단순한 취향 문제를 저는 망상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삽질-땅 파기는 비단 인간 관계 레벨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사회가 나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까지 나아가게 되더군요. 내가 지금 어느 정도 벌고 있는지를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나를 어느 정도로 가치있게 보는지와 연관짓게 되는 겁니다. 가령, 제가 한 달에 100만원을 벌고 누군가가 300만원 이상을 번다면, 그 사람은 사회에서 저보다 세 배 이상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재화는 그 가치만큼 가격이 결정되고, 벌이는 한 사람의 성공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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