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복수 작전
-코로나가 집 잃은 박쥐의 재앙이라는 소문은
황사가 고등어구이 때문이라는 변명보다 설득력 있다-
     윤주은

밝은빛도
따사로운 햇살도
뽀송뽀송한 바람도
모두 네게 주고 멀리 멀리
축축하고 어두운 동굴에서 조용히 살겠다는데
개발 명분 세워 새집을 준다는구나

원하는 대로 이제는 자리를 바꿀 시간
이제 너희가 동굴로 들어갈 차례
무너진 집을 나와 검은 날개를 활짝 펴고 푸른 하늘
을날때
돼지우리 지나고 과일농장 지나며
보은의 가루를 솔솔솔

맛있을 거야
숯불에 구운 돼지 뒷다리에 뱅 채이는 맛
오염된 과일은 말에게나주렴

이제 잠들 시간
착한 아이는 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지
나오면 안 돼
아무도 만나면 안 돼
머물 곳은 네가 만든 커다란 네모 상자의 구명 한 개
뿐이란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모두 가리고 눈만 빼꼼 확인해야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