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의 지정학과 역사지리: 우크라이나 땅인, 우크라이나 땅이 아닌...
2022/05/12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접적인 단초는 2014년 3월에 일어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에서는 이를 러시아의 팽창주의와 타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하고 극심하게 비난했지만, 러시아인들은 크림반도 병합에 성공한 푸틴을 열렬히 지지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크림반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 따라 이루어졌고, 대다수의 크림반도 주민들은 러시아를 침략자로 여기며 적대시하기는커녕 러시아로의 병합을 열렬히 지지하고 환영했다.
왜 푸틴은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병합할 수 있었을까? 이는 우크라이나 땅이었으면서 우크라이나 땅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도 다분한, 크림반도 특유의 지정학적, 역사지리적 맥락과 관계깊다.
흑해의 지정학적 요지인 크림반도는 사실 오랫동안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땅이 아니었다. 고대부터 그리스, 동로마 제국 등의 영향이나 지배를 받았던 크림반도는, 중세 루시인(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의 원류를 이루는 중세 슬라브계 민족집단)이 세웠던 키예프 공국의 영토가 아니었다. 키예프 공국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를 수도로 삼았지만, 우크라이나 남부는 농사짓기 힘든 스텝기후가 펼쳐진 유목민의 땅이었고 크림반도는 이런 스텝지대와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크림반도는 반도 지형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남부와 좁은 지협으로 이어져 있어, 육지보다는 바다(흑해)를 통해 접근하기가 더 유리했다. 그러다 보니 키예프 공국 시대에는 대륙국가인 키예프 공국보다는 해양국가였던 동로마의 영향을 받기 쉬웠다. 13세기...
왜 푸틴은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병합할 수 있었을까? 이는 우크라이나 땅이었으면서 우크라이나 땅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도 다분한, 크림반도 특유의 지정학적, 역사지리적 맥락과 관계깊다.
흑해의 지정학적 요지인 크림반도는 사실 오랫동안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땅이 아니었다. 고대부터 그리스, 동로마 제국 등의 영향이나 지배를 받았던 크림반도는, 중세 루시인(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의 원류를 이루는 중세 슬라브계 민족집단)이 세웠던 키예프 공국의 영토가 아니었다. 키예프 공국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를 수도로 삼았지만, 우크라이나 남부는 농사짓기 힘든 스텝기후가 펼쳐진 유목민의 땅이었고 크림반도는 이런 스텝지대와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크림반도는 반도 지형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남부와 좁은 지협으로 이어져 있어, 육지보다는 바다(흑해)를 통해 접근하기가 더 유리했다. 그러다 보니 키예프 공국 시대에는 대륙국가인 키예프 공국보다는 해양국가였던 동로마의 영향을 받기 쉬웠다.
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발밑의 세계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 저자. Journal of Geography(SSCI) 편집위원. YTN2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 패널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