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법이 만든 범죄자 집단 'n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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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4
어떤 사건이든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것이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이라도 기억에서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지만, 미해결 사건의 피해자들에게까지 그 선물은 닿지 않는 듯하다.

어차피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거라면 그 끝을 나쁘지 않게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안타깝게도 피해자들에게는 기억의 매듭을 원하는 방향으로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타인의 손에 자신의 모든 시간과 경험을 내맡겨 원하는 결과를 기도하며 기다려야 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기도에 부응받는 사람은 사회의 낮은 계층으로 갈수록 희박해진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의 다큐멘터리가 전 세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공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10위권 안에 들고 있으며, 전 세계 순위에서도 18위라는 높은 순위에 자리 잡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2년 전,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던 n번방 사건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다큐멘터리는 피해자들이 어떤 ‘학대’를 당했으며, 가해자들은 어떤 수법을 취했고, 해당 범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었는지 밝혀낸다. 그 과정에서 사건을 보도했던 기자와 PD와 작가와 경찰들이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가해자들이 얼마나 법을 무시하고 잡히지 않을 거라 단언하며 범행을 벌여왔는지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속속들이 털어낸다.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재연된 연출과 디지털 그래픽을 통해 대중들의 흔한 인식 안의 ‘다큐멘터리’스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있다. 다큐멘터리를 평소에 보지 않는 사람도 몰입도 있게 작품에 집중하여 사건과 가해자들의 치밀하고 비인간적인 면모에 자연스레 집중하게 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크게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 번째는 26만 명(중복가입자 포함)의 인간들이 오랜 시간 피해자가 천 여명이 발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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