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d by, Assembled in’ 의 시대는 저무는가?

이승주
2022/12/23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많이 보셨을 문구입니다. 저 의미 자체는 간단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설계하고, 그걸 중국에서 조립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제품을 영국에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말에는 'Made in Somewhere' 가 그 제품의 출신을 대표했다면, 지금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문구의 의미가 원래 의도했듯이 ‘중국에서 조립했지만, 중국 기술로 만든 게 아니니까 안심해.’ 정도의 뜻일까요?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그 출신이 다양합니다. 모델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한민국에서 생산한 부품도 들어가고, 일본에서 생산한 부품도 들어갑니다. 아, 그 부품들도 일부는 대한민국에서 설계하고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대한민국에서 설계하고 인도나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전에는 그런 부품의 출신 성분(?)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부 호사가들이 아이폰에 일본 브랜드 부품이 몇 %냐, 대한민국 브랜드 부품이 몇 %냐 등을 따지기 위해서 따져보기는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캘리포니아에서 설계하고 중국에서 조립했다는 것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문구에는 지난 몇 십년간 세계 경제 활동의 그림자가 숨겨져 있습니다. 고전적인 공업생산의 개념은 어느 한 지역에서 제품이 고안되고 그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어 필요한 곳으로 팔려 나가는 것임은 이미 아실 것이고요. 그 과정에서 생산에 필요한 재료나 부품들은 물류를 통해 조달되어 공장으로 들어왔고, 필요한 인력도 주위에서 부족하면 멀리서 불러와서 새로운 이주 노동자들에 의해 근처에 새로운 경제가 형성되기도 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그 규모도 커지고 다양한 곳에, 심지어 해외까지 공장이 지어지고 생산보다 물류가 더 중요해지는 쪽으로 발전해 오게 되었죠.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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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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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 trader
영국에 사는 퀀트 트레이더. PhD in Theoretical Physics. 트레이딩을 하면서 접하는 금융계 소식, 국제 관계 소식, 영국 소식등을 전합니다. YouTube @sjqtv 에서는 매주 주요 해외 선물을 가지고 시장 분석을 하는 동영상도 업로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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