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민하는유태인 · 초짜 엔지니어
2022/09/03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죽는 이들이 누구입니까? 저들입니다. 
설령 적군 한 명도 죽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해도, 그들이 목숨으로 벌어준 단 1분의 시간으로 민간인들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20대 초반의 청년 수십만을 강제 징집해서 군대에 배치해놓는 이유, 그들의 목숨의 값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들은 저 부대 안에서 먹고 자면서 총을 가까이 하고 기본근무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밥만 축내는 잉여인간'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들이 스스로 목숨을 잃겠다고 자청했나요? 무슨 성인(聖人)들도 아니고 그럴 리가요.
내 돈이 아깝네 마네 할 말은, 자신의 매장에서 일하는 매장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 자르고 싶을 때 하실 수 있는 말이지, 안 오면 감옥 쳐넣는다고 협박해서 억지로 끌고온 사람들에게 할 말은 아닙니다.
그들이 그 자리에서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어먹고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해야 마땅한데, 월급이 너무 많네, 하는 일이 너무 없네... 이건 양심이 없는 '진상 고객'들이 할 법한 말이지요.

병사들은 세금으로 월급 주는 자리에 고용해 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병사들에게 주는 본인의 세금이 아깝다고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았으니깐요. 

물론 병사들의 훈련이 부실하다거나 기본근무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쟁 상황에서 적의 공격을 반격하기는커녕 제대로 막지도 못할 것 같다는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사들은 훈련을 기획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또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부대를 운영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과거의 악습을 개선하거나,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명한 군부대 운영을 감시하는 민간의 간섭 때문에 군대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은 초점이 어딘가 어긋나 있네요.
병사들의 전투력이 부족한 것을 정 따져야 한다면, 과거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필요한 악습을 유지하지 않으면 제대로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는 군 간부들과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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