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앞으로 여러분과 한국 경제와 금융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할 정재웅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제 소개를 독자분께 하는 것이 예의일 듯합니다. 제가 얼룩소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앞으로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결국 제가 무엇을 공부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1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동안, 제가 연구한 주제는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의 정책이 금융시장의 발전에 끼친 영향"입니다.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금융시장의 발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굉장히 간략하게 썼는데, 이게 우리가 앞으로 함께 이야기할 주제입니다. 한 번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 경제 규모로 세계 10위권에 드는 선진국 중 하나이고, 제조업에 있어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내로라하는 세계 수준의 기업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굉장히 역설적이게도, 금융산업을 살펴보면 한국의 금융회사 중에서는 세계 수준의 금융회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수준에, 세계 수준의 제조업 회사도 많은데, 정작 세계 수준의 금융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시나요?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와, 박사후 연구원을 마친 이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블록체인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블록체인 토큰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며 금융시장의 제도와 규제에 대한 실무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굉장히 역설적이지만, 저는 가상자상시장에 정부의 적절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규제와 감독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은 돈과 정보를 보유한 거대 투자자가 그렇지 못한 소액 개인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