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잔혹했던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인문학 100년사 (2) 1910~1920년: 제국주의, 게슈탈트, 현상학, 그리고 시카고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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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3/27
인문학 100년사 (2) 1910~1920년: 제국주의, 게슈탈트, 현상학, 그리고 시카고학파

 
1910년대의 시카고 거리

[시대적 배경] 서구 국가들은 그들의 식민지들을 둘러싼 갈등과 경제적 마찰 속에 제1차 전쟁을 치른다. 그 과정에서 약 8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2천만 명이 부상당했으며, 수백만 명의 고아들이 생겨났다. 여기서 비롯된 사회·경제·문화적 후유증으로 인해 각 국가는 평화에 대한 욕구와 증오심이 엇갈렸다. 러시아에서는 짜르 제국에 반발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다. 1917년 10월 볼셰비키에 의한 권력의 쟁취가 그것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공산주의와 사회 민주주의자들이 사회변혁의 방법론을 놓고서 서로 분열했으며, 1919년 독일 스파르타키스트(인터내셔널리스트)들의 봉기 실패처럼 몇 차례의 혁명 시도가 있었다. 반면에 미국은 세계 최고의 산업국가로 발돋움한다. 포드 자동차가 1913년 해외(영국)에 최초의 조립라인을 설치해 다국적 기업의 면모를 보여준다. 1914년 4백억 달러이던 미국의 국민총소득(GNP)은 1919년 8백억 달러로 5년 만에 갑절로 뛰어 올랐다.
이 시기 자본과 무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야만적인 세계 분할과 탐욕적인 전쟁, 그리고 이에 충격 받은 사람들의 정신적 공황은 지식인들로 하여금,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게 했다.
 

 
제국주의를 분석하다
 

“먹구름이 천둥을 가져오듯, 제국주의가 전쟁을 부른다.”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은 1916년 <자본주의의 최고단계로서의 제국주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소책자에서 제국주의가 자본주의 발전의 최후국면임을 주장하며, 20세기 초에는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패성이 제국주의적인 독점단계에 달해 사회주의로의 과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미, 2년 전에 전쟁이 유럽을 파탄시키지 않았던가?
레닌에 의하면, 제국주의의 경제적 특징은 생산과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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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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