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가 보는 세상] 회계왕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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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4/04/26
 
ESC soopsci.com
작년 9월, ESC에 합류하면서 회계 업무를 맡게 되었다. 학부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통계물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숫자 정도는 쉽게 다루리라 생각했다. 회계는 단순히 숫자 계산의 영역은 아니었다. 돈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일이었다. 어떤 카테고리가 적합한지 결정하는 일은 가치판단의 영역이다. 회계에 문외한인 나는 흔히 사용되는 카테고리를 익히기도 해야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렇게 나눈 카테고리를 회계 시스템에 어떻게 입력하는 건지 이해하는 게 급선무였다.

가장 친숙한 회계로는 용돈 기입장이나 가계부를 예로 들 수 있다. 수입과 지출을 일렬로 쓰고, 매일 혹은 매월 잔액을 표기한다. 이러한 방식을 단식부기라고 한다. 단식부기에서는 숫자를 기록하는 열이 하나뿐이다. 전문적인 회계 영역에서는 복식부기를 사용한다. 단식부기와는 다르게 숫자를 기록하는 열이 두 개 있다. 각 열을 차변과 대변이라 부른다. 기본적으로 차변과 대변의 합이 같아야 한다. 거기까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이렇게 나누어놓은 게 전체 회계의 흐름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모르겠는 일이었다.

ESC 사무국이 자리한 공유오피스에는 다른 비영리 조직들도 많다. 비영리 조직에서 회계를 맡은 분들은 대부분 회계를 전공하지 않았다. 비영리보다는 규모가 작은 조직이 겪는 어려움이라고 해야 더 알맞겠다. 회계를 알지 못하고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해 나가다 보니, 매번 혼란의 연속이었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라는 존재를 알지 못하고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을 모아, 비영리 회계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캐치프레이즈는 ‘대변과 차변이 무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회계왕이 되어보자!’

같이 공부할 책을 한 권 정했다. 분량을 정해 각자 읽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이 인상깊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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