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권력, 위치 변경의 전략 -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언어, 권력, 위치 변경의 전략 -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페미니스트 이론과 문헌에서는 행위 뒤에 행위자가 있다고 가정하며 행위주체 없이는 어떤 행위 작용도 있을 수 없고 따라서 사회의 지배관계를 변화시킬 잠재력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위티그의 이론은 행위 뒤에 행위자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으면서도 원인을 결과로 혼동하던 설명방식들을 반박하면서 젠더의 수행적 구성은 문화의 물질적 실천 속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성은 자연질서에 속하며, ‘직접적으로 주어진 것’ ‘지각 가능하도록 주어진 것’ ‘육체적 특질’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가 육체적이고 직접적인 지각이라고 믿는 것은 단지 정교한 신화적 구성물, 즉 ‘상상적 구성물’일 뿐이다.
"one is not born a woman" p.48
위티그는 ‘섹스’를 제도화 된 이성애가 작동되는 표식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이리가레의 것과는 다르다. 이리가레는 젠더 표식을 남성 패권적 의미화 경제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며 남성적 의미화 경제는 자아 연구의 사유기제를 통해 작동되어 사실상 서양절학에서 존재론의 영역을 결정지어왔다. 이리가레에게 다른 언어나 의미화 경제의 가능성만이 젠더 표식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그러나 위티그에게 언어는 구조상으로 결코 여성혐오주의적이지 않지만 적용에 있어서 여성 혐오주의의 도구나 수단이 된다. 표면적인 ‘이분법’ 관계야말로 여성적인 것을 배제하려는 남성주의 책략이라는 이리가레의 입장에 대해 위티그는 그러한 입장이 이분법을 재강화 할 뿐더러 여성성의 신화를 재유포시킨다고 주장했다.
위티그는 여성을 복종시키거나 배제하려는 언어 권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언어를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제도로 여긴다. 언어는 개인들의 실천이기도하며 ‘섹스’라는 언어적 허구는 강제적 이성애 쳬계로 인해 생산, 순환되는 범주라고 주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