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에세이 2/5] 밥 - 건강한 집밥 (2023.06.)
2024/03/12
[1/5] 옷
[2/5] 밥
내가 여중생이던 시절에 가정 과목이 있었다.
과거에는 남자는 기술, 여자는 가정 과목만 배웠다고 하던데, 언제 바뀌었는지는 몰라도 나 때는 두 과목을 모두 배웠다.
3학년 때, 가정 과목은 고등학교 입시과목도 아니었는데, 가정 선생님은 '영양소' 단원에 들어가자 매시간 쪽지 시험을 보며 수많은 영양소의 종류와 기능, 결핍 증상을 말 그대로 달달 외우게 했다. 틀린 개수대로 체벌도 하셨다. 덕분에(?) 나는 지금도 영양소에 대한 지식이 각인되어 매 끼니 식사에서 음식의 맛이나 칼로리보다도 영양소를 먼저 고려하게 되었고, 탄수화물이나 당만 가득한 음식을 먹고 배가 차면 조금 죄책감까지 들었다. (어린 시절 영양소 결핍으로 인해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목격한 이후로는 꽤 감사하게 되었다.)
마흔의 내가 '언니네텃밭'을 구독하게 된 데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한다. 팬데믹이 시작되고 혼자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배달음식을 이용하게 되면서 매일매일 불건강해지는 기분에 시달리고 있을 때쯤, SNS를 통해 여성 농민의 주체적 생산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협동조합인 언니네텃밭을 알게 되었다. 다품종소량생산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적 농법을 사용한 채소들을 원하는 주기에 랜덤하게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집밥을 책임...
가부장제로부터 탈출한 페미니스트.
IT 산업의 정신적 안전을 위해 애쓰는 노동활동가. 컴공/심리학사.
노회찬정치학교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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